25화 좋아했던 게 아니라

2026. 10. 3. 09:24ㆍ그냥 한 번 끄적거려볼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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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좋아했던 게 아니라

서연은 어느 날 혼자 출판 공간에 남았다.

 

창밖으로 비가 내렸다.

 

그녀는 책장 정리를 하다가 오래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안에는 대학 시절의 사진과 메모들이 있었다.

 

그중 한 장을 꺼냈다.

 

젊은 자신이 웃고 있었다.

 

사진 뒤에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비가 왔던 날.

 

서연은 웃었다.

 

그때 자신이 왜 그 우산을 그렇게 오래 기억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우산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힘들 때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준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를 기억한 사람.

 

늦은 밤 집에 갈 때 잘 들어갔는지 물어보던 사람.

 

말하지 못하면서도 행동으로 마음을 보여주던 사람.

 

그런 시간이 하나씩 쌓였다.

 

서연은 그동안 자신이 준혁의 고백만 기다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자신도 계속 그 사람을 선택하고 있었다.

 

부산으로 내려가면서도 연락을 기다렸고,

 

삼 년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도 마음 한구석은 비워두었다.

 

그녀는 혼자 말했다.

 

“나 진짜…”

 

웃음이 났다.

 

“좋아했구나.”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삼 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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