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예전처럼

2026. 10. 2. 08:56ㆍ그냥 한 번 끄적거려볼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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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예전처럼

두 사람은 전시 준비를 함께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하루를 물었다.

 

지금은 물어도 될지 먼저 생각했다.

 

어느 날 늦은 밤까지 일을 하다가 서연이 말했다.

 

“준혁 씨.”

 

“네.”

 

“우리 예전처럼 할까요?”

 

준혁이 고개를 들었다.

 

“뭘요?”

 

“편하게.”

 

준혁은 잠깐 생각했다.

 

“예전처럼은 안 될 것 같아요.”

 

서연의 표정이 굳었다.

 

준혁이 말했다.

 

“우리가 너무 많이 변했잖아요.”

 

서연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맞아요.”

 

“대신…”

 

준혁이 말했다.

 

“새로 하면 안 돼요?”

 

“뭘요?”

 

“우리.”

 

서연은 그를 바라봤다.

 

준혁은 웃었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

 

“지금부터 다시 알아가는 거요.”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조금씩 사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서연은 부산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했고,

 

준혁은 새로운 전시를 맡으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몰랐던 서로의 모습도 많았다.

 

서연은 혼자 일을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단단해졌다.

 

준혁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둘은 다시 친구처럼 웃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웃음 아래 무엇이 있는지 둘 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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