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23. 02:59ㆍ그냥 한 번 끄적거려볼까 해서
3화
진짜 괜찮아요?
서연은 사람을 두 번 묻는 버릇이 있었다.
“진짜 괜찮아요?”
한 번.
그리고 상대가
“괜찮아요.”
라고 하면,
“진짜로요?”
한 번 더.
유진은 그 버릇을 알고 있었다.
“너 또 물어봤지?”
퇴근 후 카페에 마주 앉은 유진이 말했다.
“뭘?”
“준혁 씨한테.”
서연은 빨대를 만지작거렸다.
“뭐라고?”
“나 싫어하냐고.”
유진이 한숨을 쉬었다.
“왜 그렇게 물어봤어?”
“그냥.”
“그냥은 무슨.”
서연은 컵을 내려놓았다.
“그 사람이 나한테만 좀 어려워.”
“어떻게?”
“다른 사람한테는 편하게 말하는데 나랑 있으면 말을 고르는 느낌이 있어.”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
서연은 웃었다.
“그러니까 더 물어봤지.”
“뭐라고?”
“저 싫어하냐고.”
“대답은?”
“조심스럽대.”
유진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그게 무슨 뜻인데?”
“몰라.”
서연은 창밖을 봤다.
“그래서 더 신경 쓰여.”
그날 전시장에서 준혁과 다시 마주쳤다.
서연은 원고를 건네며 말했다.
“이거 확인해주시면 돼요.”
“네.”
“그리고…”
말이 멈췄다.
준혁이 그녀를 바라봤다.
“왜요?”
“아니에요.”
서연은 돌아섰다.
그런데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돌아왔다.
“준혁 씨.”
“네.”
“저 싫어해요?”
준혁의 손이 멈췄다.
“왜요?”
“그냥요.”
“싫어하지 않아요.”
“그럼 좋아해요?”
준혁은 대답하지 못했다.
서연은 웃었다.
“역시 어렵네.”
“서연 씨.”
“네.”
“그런 질문…”
“왜요?”
준혁은 말을 골랐다.
“조심스러워요.”
그 순간 서연의 표정에서 웃음이 조금 사라졌다.
“왜 조심스러워요?”
“그냥…”
“제가 뭐 잘못했어요?”
“아니요.”
“그럼?”
준혁은 그녀를 바라봤다.
좋아해서.
그 말을 하면 됐다.
그런데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이 다시 내려갔다.
“서연 씨라서요.”
서연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췄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
“준혁 씨.”
“네.”
“저한테는 가끔 너무 어려워요.”
그녀는 웃었다.
“그냥 싫으면 싫다고 해도 되는데.”
“싫은 게 아니에요.”
“그럼 됐어요.”
서연은 다시 돌아섰다.
이번에는 정말 갔다.
준혁은 그녀가 사라진 뒤에도 한동안 서 있었다.
그날 저녁 서연은 유진에게 말했다.
“나 진짜 이상하지?”
“뭐가?”
“그 사람이 조금만 다르게 말해도 계속 생각나.”
유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연이 웃었다.
“나 좋아하는 것 같아.”
유진은 그 말을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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