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우리 둘만 아는 것

2026. 9. 23. 12:01ㆍ그냥 한 번 끄적거려볼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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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우리 둘만 아는 것

서연의 아버지가 퇴원한 뒤 두 사람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준혁이 커피를 사왔다.

 

“이거 서연 씨 거.”

 

서연이 컵을 받아들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뭐가요?”

 

“제가 이거 좋아하는 거.”

 

“전에 말했잖아요.”

 

“제가요?”

 

“네.”

 

서연은 웃었다.

 

“저 진짜 기억 못 하는데.”

 

“저는 기억해요.”

 

그 말이 별것 아닌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서연은 그날 하루 종일 그 말을 생각했다.

 

저녁이 되어 둘은 전시장을 나왔다.

 

“배고파요?”

 

준혁이 물었다.

 

“조금.”

“뭐 먹을래요?”

 

“준혁 씨 먹고 싶은 거요.”

 

“저는 아무거나.”

 

“그 말 제일 어려워요.”

 

“그럼…”

 

준혁이 잠시 생각했다.

 

“서연 씨 먹고 싶은 거.”

 

“저도 아무거나.”

 

둘은 동시에 웃었다.

 

결국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샀다.

 

편의점 앞 작은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서연이 말했다.

 

“우리 좀 이상하죠?”

 

“뭐가요?”

 

“친구라고 하기에는 자주 만나고.”

 

“그렇죠.”

 

“그렇다고 다른 사이도 아니고.”

 

준혁의 손이 잠깐 멈췄다.

 

“그런가요?”

 

“네.”

 

서연은 웃으며 넘겼지만 속으로는 답을 기다렸다.

 

준혁은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그날 밤 집에 돌아온 서연은 생각했다.

 

이 사람은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면서 아무 말도 안 할까.

 

그리고 처음으로,

 

그 답을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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